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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5장. 열정보다 실력

팀장이 가장 당황하는 순간은
성과도 괜찮고 태도도 성실했던 팀원이
갑자기 사직서를 내밀 때다.

그리고 더 막막해지는 말이 따라온다.

“저는 이 일에 열정이 없는 것 같아요.”

많은 팀장은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.
그리고 이렇게 해석한다.

  • 이 일은 저 사람과 안 맞았나 보다
  • 더 열정적인 일을 찾아 떠나려나 보다
  • 붙잡아도 소용없겠네

하지만 정말 그 팀원에게 부족한 건 열정일까?


열정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

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생각한다.

열정이 있어야 일을 잘한다

하지만 실제로는 반대다.

일을 잘하게 되면, 그 다음에 열정이 생긴다

처음부터 일이 재미있고, 의미 있고, 몰입되는 경우는 드물다.
대부분의 일은 익숙해지기 전까지 답답하고 반복적이다.

  • 손에 안 익고
  • 왜 하는지 잘 모르겠고
  • 잘하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다

이 구간에서 사람은 쉽게 이렇게 말한다.

“열정이 식었다”

하지만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숙련도의 문제다.


일이 재미없을 때 벌어지는 착각

일을 충분히 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
다음 세 가지 감정이 동시에 생긴다.

  1. 통제감이 없다
    → 내가 이 일을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

  2. 성과가 눈에 안 보인다
    → 해도 해도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

  3.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이 없다
    → 오늘과 내일이 똑같아 보인다

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,
사람은 문제의 원인을 이렇게 바꿔 말한다.

“이 일은 내 열정이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아요.”

하지만 실제로는
아직 잘할 수 있는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했을 뿐이다.


열정이 사라진 게 아니라, 실력이 쌓이지 않았다

사람이 어떤 일에 몰입하는 순간은 대체로 이때다.

  • 속도를 내기 시작할 때
  •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잘하게 됐을 때
  •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이해했을 때

이 시점이 오면 감정이 바뀐다.

  • 귀찮던 일이 덜 귀찮아지고
  • 반복이 안정감으로 바뀌고
  • “내가 이걸 할 수 있구나”라는 감각이 생긴다

우리는 이 감각을 열정이라고 부른다.

즉, 열정은 출발점이 아니라 도착 지점에 가깝다.


팀장이 자주 놓치는 질문

팀원이 “열정이 없다”고 말할 때
팀장이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.

이 사람이 지금 일을 잘할 수 있는 상태인가?

다시 말해,

  • 이 업무의 기준을 명확히 알고 있는가
  • 잘했을 때와 못했을 때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가
  • 반복 업무가 아니라, 개선 포인트를 보며 일하고 있는가

이 질문에 자신 있게 “그렇다”고 말하기 어렵다면
문제는 열정이 아니라 환경과 코칭이다.


팀장이 할 수 있는 세 가지 개입

1. 일을 ‘의미’가 아니라 ‘숙련’의 관점에서 나눠라

초반 업무는 대부분 단순하고 반복적이다.
이때 “의미를 느껴라”, “열정을 가져라”는 말은 도움이 안 된다.

대신 이렇게 말해야 한다.

  • 이 단계에서 정확히 익혀야 할 건 무엇인지
  • 어디까지 오면 다음 일을 할 수 있는지
  • 지금 이 일이 다음 단계에서 어떻게 쓰이는지

일의 위치와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.


2. “잘하고 있다” 대신 “어디까지 왔는지”를 말해줘라

열정이 떨어질 때 가장 필요한 건 막연한 격려가 아니다.

  • 지금 이 사람은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
  • 이전과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는지
  • 다음에 넘어서야 할 기준은 무엇인지

이걸 구체적으로 알려줘야
팀원은 “아직 멀었구나”가 아니라
“조금 더 가면 되겠구나”라고 느낀다.


3. 떠나기 전에, 먼저 잘하게 만들어라

일을 충분히 잘해본 경험 없이 떠나면
다음 일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.

  • 처음엔 다이내믹해 보여도
  • 결국 또 기본 업무부터 시작하고
  • 다시 “열정이 안 맞는다”는 말을 하게 된다

그래서 팀장의 역할은
팀원을 붙잡는 게 아니라,
지금 자리에서 실력을 쌓을 기회를 주는 것이다.


열정은 설득할 대상이 아니다

열정은 말로 끌어올릴 수 없다.
강요해서 생기지도 않는다.

하지만 실력은 다르다.

  • 구조를 만들면 쌓이고
  • 기준을 주면 따라오고
  • 경험을 반복하면 축적된다

그리고 어느 순간,
팀원 스스로 이렇게 말한다.

“이 일이 예전보다 재밌어졌어요.”

그때 비로소 열정은 따라온다.


이 장의 핵심 정리

  • 열정이 없다는 말은 대부분 아직 잘하지 못한다는 신호
  • 열정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
  • 떠나기 전에, 먼저 잘하게 만들어야 한다

그래서 팀원이 말할 때 이렇게 묻는 게 맞다.

“열정이 없니?”가 아니라
“이 일을 충분히 잘할 수 있게 도와줬을까?”

그 질문에서
팀장의 역할이 다시 시작된다.